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가 배우 이재욱과의 열애 사실을 인정한 후 자필로 사과문을 올린 일이 팬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해외 언론도 K팝 산업과 팬 문화가 스타들에게 가하는 압박을 조명하며 이 사안을 주목했다.
팬들의 반응과 자필 사과문 공개
지난 6일(현지 시각), 영국 BBC는 “열애설 인정 후 사과한 K팝 스타 카리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카리나가 열애 사실을 인정한 후 팬들의 강한 반발에 사과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카리나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필 편지를 올리며 “많이 놀라게 해드려 죄송하다”며 “응원해준 팬들이 얼마나 실망했을지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마음을 너무 잘 알기에 더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진심을 담은 사과문을 전했다.
공식 입장과 일부 팬들의 과격한 대응
앞서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는 “두 사람이 이제 알아가는 중”이라며 “사생활인 만큼 따뜻한 시선으로 존중해달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이에 실망해 SM엔터테인먼트 본사 앞에 불만을 표시하는 트럭을 보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트럭 전광판에는 “팬들이 준 사랑이 부족했느냐. 왜 팬들을 배신했는가. 직접 사과하라. 그렇지 않으면 앨범 판매량이 줄고 콘서트 좌석이 텅 빌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트럭은 중국 팬들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발신자의 국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BBC는 최근 K팝 팬들이 지지나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트럭을 보내는 관행이 일반화됐다고 설명했다.
K팝 산업의 구조적 문제 조명
BBC는 카리나의 사과문이 한국만의 사례가 아니라며 K팝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 매체는 “K팝과 일본의 팝 스타들은 팬과 소속사의 강한 압박 속에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사생활 공개가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과거에는 신인 아이돌에게 연애와 개인 휴대전화 소지를 금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지적하며, 오늘날에도 열애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종종 스캔들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연애 금지 조항이 포함된 계약서를 체결하는 스타들이 많으며, 결혼 시 소속사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언론과 경쟁의 압박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엄격한 관리, 팬들의 열렬한 추앙, 끊임없는 언론의 감시, 치열한 경쟁은 K팝 스타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지난해 걸그룹 블랙핑크의 지수와 배우 안보현의 열애 사실이 알려졌을 때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하며 “소속사들은 팬들에게 적어도 상상 속에서는 낭만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아이돌을 팔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응원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그러나 모든 팬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일부 팬들은 “사과할 필요 없다. 당신은 모든 사랑과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며 카리나를 지지했다.
이 사건은 K팝 산업의 압박과 팬 문화의 복잡성을 다시 한번 조명하며 글로벌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